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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음식은 지역별로 차이도 많고 종류도 다양한데요. 작년 추석 차례상 평균 비용은 30만 3천 원이었습니다. 올해도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다고 합니다. 해마다 물가는 오르고 이에 따라 제사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사음식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정갈하게 차려진 차례음식
예법에 맞춰 차려낸 간소한 차례상

조선시대의 제사음식

작년 추석 차례상 평균비용은 30만 3천 원이고 올해는 33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해마다 물가가 오르고 있어 제사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유교의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라 명절 제사음식도 온라인이나 가게에서 세트로 구매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저희 집도 10년 전까지 제사를 지냈기 때문에 명절이면 음식장만을 위해 며칠 동안 장을 보고 재료손질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옛날 제사상은 어땠을지 궁금했었는데 지금보다는 절차가 훨씬 더 까다롭고 음식 종류도 다양했을 거라는 추측은 있었지요. 정부에서 1970년 이후 차례상 간소화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그나마 간편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제사상을 차리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위토(位土)라고 하는 토지가 있어 조상 대대로 공동 소유하면서 농사를 짓고 수확하여 판매를 한 비용으로 제사음식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을 때는 소작농을 두어 제사비용을 마련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일반 평민들도 형편에 맞춰 제사를 지냈는데 비용이 부족해 제사상의 음식 가짓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제사를 아예 지내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고 합니다. 물 한 그릇이라도 올려놓고 치성을 드려야 했던 것이 그 당시 사회분위기였기 때문이었지요. 1791년 전라도 진사에서 윤지충, 권상연 두 선비가 부모의 제사를 최초로 거부했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진산사건이라 불리었으며 두 사람은 천주교 신자였기 때문에 교리에 따라 조상의 제사를 거부했고, 조선 왕 정조의 명에 따라 목숨을 잃고 가문이 풍비박산(風飛雹散) 되었다고 합니다.

산업화 이후의 제사상

1930년대 일제강점기시대에는 제사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부부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가 신문에 보도될 정도로 제사 비용에 대한 부담과 식민지 시절의 가난한 살림살이에 대한 애환이 있었습니다. 한국 6.25 전쟁이 끝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 정착했는데, 경제성장에 맞춰 물가도 급상승하자 제사상 문제는 점차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도 전통적인 관혼상제(冠婚喪祭)의 허례허식(虛禮虛飾)을 줄이고, 절차의 간소화를 위해 '가정의례준칙'을 만들어 검소한 제사상을 권면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가족끼리 제사와 차례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이 이때부터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이어져 1980년대에는 구체적인 제사상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정된 월급으로, 물가상승에 맞춰 제사비용도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제사는 꼭 큰아들이 주관할 필요는 없으며 형식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므로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리거나 고인의 유품을 놓을 것을 권장했습니다. 또 한글로 축문을 써서 조상과 자손 간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사상 가이드의 내용도 5인가족 기준으로 적합한 제사비용은 2~3만 원으로 규정하고,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정의례준칙은 1999년 폐지되었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도 실용적인 해법을 도모하며 제사비용을 아끼려는 노력이 계속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석 명절 제사의 의미

이러한 추석 명절 제사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추석과 유사한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thanksgiving day와 비교해 보면 추수감사절은 추수를 잘 끝낸 것에 대해 감사하는 날이지만 추석은 추수에 앞서 풍년을 기원하는 날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 추수에 대해 감사하고 기원하는 의미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석의 유래는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한가위라는 말에서 '한'이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를 나타내는 의미인데 '가위'란 신라시대 여인들이 실을 짜던 길쌈을 가배라 부르던 말이 변한 것으로 삼국사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차례는 설날이나 추석에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로 과거에는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까지 4대를 한꺼번에 지냈지만 현재는 조부모와 부모 2대까지 제사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차례상에 기본적으로 올라가는 기본 상차림은 지방이나 가정마다 차이가 있지만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을 기본으로 하여 추가적으로 육류, 생선, 떡을 놓을 수 있으며 가족들과의 합의를 통해 결정하시면 됩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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